”이 도시에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게 뭐든 무조건 그걸 잡아야 해요. 잡고 절대 놓치지 말라는 말이에요.“ -손보미, <세이프 시티> 중에서
도시 여성에게는 ‘안전 비용’이 추가된다. 여성이라서 수입이 더 적을 확률이 높은데, 도시에 혼자 살면 혼삶비용에 안전 프리미엄까지 붙는다. 경험치에 따라 주거비용이 상향되면서 안전의 커트라인도 높아졌다. 도저히 더 줄일 수 없는 한계선 이상은 그런대로 안전할지 모른다. 집을 보러 갈 때 주변의 야간 통행량 같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아주 깊은 주택가는 교통만 불편한 게 아니다. (주상복합 선호하는 편)
새벽 산책을 하다 모르는 길로 빠져들어도, 길은 어떻게든 연결된다. 휴대폰에 지도 앱이 있으니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별 걱정이 없다. 더 위험한 지역은 분명히 존재하고 연쇄 (혐오) 범죄자는 늘 활동 중이겠지만 어떤 시간에 어떤 장소를 피한다고 해서 범죄 피해자가 될 확률이 줄지는 않는다. ‘그’ 장소가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장소든 사건 현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어떤’ 장소에 있던 그곳을 피하지 않은 피해자의 잘못도 아니다.
<세이프 시티>가 제기하는 질문들에는 정답이 없다. 복수의 의지를 공공연하게 내뱉는 가해자의 기억을 ‘지우자’는 의견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찬반의 이유에서 파가 갈린다. 어쩌면 이 상황 자체가 거대한 토론장이다. 시작은 두 쌍의 부부였으나, 결국 대국민 토론으로 확장된.
누군가는 내가 '어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쉽게 본다. 그래서 양우정 같은 동년배조차 '타자'의 지위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선망의 대상이 된다. 결핍이란 결국 사회적 문제다. 사회가 평가와 인정을 틀어쥐고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피지배자의 시야와 안목은 다르다. 계모, 숙모, 고모 등 모계 사회의 암묵적 금기를 해독할 수 있는가? 당신에게는 계보를 추적하고 해석할 역사적 스케일이 필요하다.
“책을 사줄 어른이 남들의 두 배(물론 정확히 두 배는 아니었다. 1.5배!)인 거나 마찬가지인데, 왜 원하는 것을 하나도 가질 수 없단 말인가? 왜 이들은 내가 이렇게 얕은수를 쓰게 만든단 말인가?” -손보미, ‘불장난’, <사랑의 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