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고요별서에서 만날 수 있는 서은희 작가님의 에세이
『P 성향인 나, 직장인 삶을 살아내는 방법』
하루는 무수한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택한 순간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들이 쌓여 일주일이 된다.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누구보다 P성향인 내가, 주 5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다름아닌 계획형 J의 장점을 차용하는 거였다. 그 중 하나가 루틴 만들기다.
P 성향의 유연한 삶을 사랑하지만 다른 사람과 합을 이루어가야 하는 사회생활에서는 자칫 단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다. 계획적인 사람처럼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루틴을 만들어 공식 일정처럼 세팅해 놓는 것이다. 어쩌면 그날그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나 자신을 다독이기 위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에 의해 형성된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가 한 말이다. 탁월한 사람이기 때문에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반복하다 보면 탁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탁월함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아침 9시에서 저녁 6시, 하루 9시간을 함께 근무하는 사무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은 극히 일부다. 워낙 변화무쌍한 시간들이기 때문에 고정 세팅값이 필요했다. 하루 전체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더라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있어야 나머지 시간을 차분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중 우리는 어떤 선택들을 하고 있을까?
오늘도 핸드폰 알람 소리에 눈이 떠졌다. 몸이 찌뿌둥하니 10분을 더 잘까 말까? 오늘은 오전 회의가 있는 날이니 조금 일찍 출근할까 말까?
샤워하며 오전에 있을 회의 내용을 생각해본다. 안건을 어떤 방법으로 나누면 좋을까? 저녁엔 헬스장을 가는 날이다. 재등록할 시기가 다가오는데 지금 다니는 헬스장을 계속 다닐까? 더 가까운 곳으로 옮길까? 아니면 이제 다른 종목을 알아볼까?
점심은 뭘 먹을까? 팀원들과 점심을 먹고 디저트를 먹을까 말까?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 5분이라도 산책을 할까 말까? 오늘은 머리를 썼으니 단 것을 먹어줄까? 오후엔 과자 대신 견과류를 먹을까? 무심코 지나쳤던 선택들을 나열하니 이만큼이다. 대체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