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별서 북스테이가 만들어진 과정


고요별서 타임라인



  • 2023년 7월 — 남해 금천마을 고요별서 처음 발견
  • 2024년 5월 — 스토리가 있는 이 공간으로 최종 결정
  • 2024년 6월 — 고요별서 부동산 매입
  • 2024년 7월 — 공사 시작. 내부 철거, 잡초·잡목 제거
  • 2024년 8월 — 지붕·창호 철거, 내부 공간 나누기, 기와 지붕 시공, 전기 배관 공사
  • 2024년 9월 — 서까래·기둥 등 목구조 샌딩, 보강·미강, 창호·외내 단열 공사
  • 2024년 10월 — 내부 목 작업 및 마감 공사
  • 2024년 11월 — 전자제품, 가구 등 내부 집기 구입
  • 2024년 12월 — 가오픈
  • 2025년 1월 1일 — 공식 오픈




남해를 선택한 이유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독서하며 쉬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해볼 거야'에서 '언젠가'를 빼기로 했습니다.  집을 찾는 데만 약 1년이 걸렸습니다. 매매가를 올리거나, 기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거나, 상속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등 마음에 드는 시골집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친구들과 자주 찾던 남해는 저에게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올 때마다 복잡했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생각이 정리되는 곳이었어요. 그리고 남해의 고요별서를 처음 봤을 때, 바다가 펼쳐져 있는 수채화 같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집을 선택한 게 아니라 집이 나를 선택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때 그 말이 떠올랐습니다.  저의 선택을 믿기로 했습니다.

시골집을 고른 기준


고요별서를 선택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콘크리트가 아닌 서까래가 살아있는 한옥이었습니다.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자연 친화적인 공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집이었어요.


둘째, 산과 마을과 바다가 함께 보이는 풍경이었습니다. 오션뷰만 넓게 펼쳐지는 집이 꼭 최적의 공간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바다와 마을, 산과 나무가 조화롭게 보이는 곳이 더 좋은 집의 조건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산세가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느낌이 있고, 고양이가 편안하게 웅크리고 있는 집 같은 인상을 주었어요.


셋째, 두 분의 작가님이 거주하며 책을 집필하신 공간이라는 스토리였습니다. 여행 수필집 〈숨긴 말을 해〉(2015)를 쓴 박서정 작가, 영문 판타지 소설 〈BUKIT BROWN〉(2019)을 쓴 정선 작가가 실제로 이 공간에서 집필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래전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던 학당이기도 했습니다. 책과 글쓰기와 깊은 인연을 간직한 공간을 북스테이로 이어나가고 싶었습니다.

공사 과정에서의 어려움


2024년 7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간의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한옥체험업의 건축 기준은 까다로웠습니다. 지붕 설계, 처마선과 처마 깊이 등 인허가 요건을 맞추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현대식 자재와 공법을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 안에서, 세월의 때를 지워내는 서까래 샌딩 작업 하나하나가 모두 수작업이었습니다.

한옥체험업 등록 및 구청 인허가를 받고 사업자 등록증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독서를 통해 삶이 변했다면 다른 사람도 변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를 알면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는 확신이었습니다.

한옥의 매력과 차경


고요별서는 편의보다 한옥 본래의 결을 선택했습니다.

요즘에는 한옥을 개조할 때 대청마루를 없애고 바닥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공과 관리에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고요별서는 그 편의를 포기하고 대청마루를 원형 그대로 살렸습니다. 기존 외부 샷시를 모두 걷어내고 디딤돌을 새로 만드는 방법으로요.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자연 친화적인 공간, 안온하고 편안한 한옥의 요소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세련된 현대적 편리함을 더했습니다.


한옥에서 창은 풍경을 담는 액자입니다. 풍경을 소유하지 않고 빌린다는 뜻의 '차경(借景)'의 철학을 담아, 사유·정양·소요 각 공간마다 통창을 만들었습니다. 앉아서, 또는 침대에 누워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이 한옥 본래의 결 그대로 느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



고요별서를 준비하는 과정은 나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확신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어려운 일이 생겨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힘이 생겼습니다. 고요지기님들이 남겨주신 방명록 한 줄, 따뜻한 후기 한 마디가 그 힘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 자신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삶의 주도권을 찾는 것입니다.

고요별서는 그 과정에서 태어났고, 오늘도 그 철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요별서 북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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